
도쿄 여행, 하면 보통 화려한 네온사인과 빽빽한 빌딩 숲, 맛있는 음식들을 떠올리시죠? 저도 그랬답니다. 하지만 며칠간 하루 2만 보씩 걸으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아, 정말이지 뜨끈한 물에 몸 좀 푹 담그고 싶다!’ 하는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제가 찾아가는 곳이 바로 ‘온천’입니다. “에이, 온천은 하코네나 홋카이도 같은 시골에나 있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놀랍게도 세계적인 대도시 도쿄 한복판과 그 근교에는 여행의 피로를 눈 녹듯 녹여줄 보석 같은 온천들이 숨어있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다녀보고 정말 좋았던, 당일치기로 완벽하게 힐링할 수 있는 도쿄 근교 온천 여행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1. 도심 속 오아시스! 접근성 끝판왕, 도쿄 시내 온천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쇼핑하고 관광하다가도 지하철 타고 훌쩍 다녀올 수 있는 도심 속 온천들이 있거든요. 여행 동선에 맞춰 스마트하게 피로를 풀어보세요!
1.1. 도쿄돔 시티 스파 라쿠아 (LaQua)
도쿄의 중심, 도쿄돔 바로 옆에 이런 곳이 있다니! 처음 갔을 때 정말 놀랐던 곳이에요. 도쿄돔 시티의 화려함 한가운데, 마치 비밀의 문처럼 자리한 ‘스파 라쿠아’는 도심 속 힐링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죠. 지하 1,700m에서 끌어올린 천연 온천수는 나트륨-염화물 강염 온천으로, ‘마른 체형의 탕’, ‘미인의 탕’으로도 불린답니다. 온천수 특유의 짭짤하고 매끈한 감촉이 피부에 착 감기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 이곳의 매력은?: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바로 옆 롤러코스터에서 들려오는 즐거운 비명 소리가 묘한 대조를 이루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또한, 다양한 테마의 저온 사우나와 휴게 공간인 ‘힐링 바데’는 추가 요금을 내고 이용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정말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물게 되는 마성의 공간이에요.
- 위치 및 요금:
- 가는 법: JR 주오선·소부선 ‘스이도바시역’ 도보 6분, 도쿄메트로 마루노우치선 ‘고라쿠엔역’ 도보 1분
- 요금 (2025년 기준): 성인(18세 이상) 3,230엔, 6~17세 2,420엔 (주말 및 공휴일, 특정일 할증 요금 있음)
- 주의사항: 6세 미만 아동은 입장이 불가하고, 문신이 있는 경우에도 입장이 제한될 수 있으니 꼭 확인하세요!
1.2. 도시마엔 니와노유 (豊島園 庭の湯)
신주쿠나 이케부쿠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분들께 강력 추천하는 곳입니다. ‘정원의 탕’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무려 1,200평에 달하는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이에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정원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답니다.
- 이곳의 매력은?: 온천이 처음이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조금 부끄러운 분들을 위한 ‘바데풀 존’이 있다는 점! 수영복을 입고 남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 커플이나 가족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요. 뜨끈한 자쿠지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정말 최고랍니다!
- 위치 및 요금:
- 가는 법: 세이부 이케부쿠로선 ‘도시마엔역’ 도보 1분, 도에이 오에도선 ‘도시마엔역’ A2 출구 도보 2분
- 요금 (2025년 기준): 일반(중학생 이상) 2,310엔, 나이트 스파(18시 이후) 1,540엔
- 주의사항: 아쉽게도 중학생 미만은 입장이 불가능해요. 조용한 휴식을 콘셉트로 하는 어른들의 공간이랍니다.
1.3. 마에노하라 온천 사야노 유도코로 (さやの湯処)
“여기가 정말 도쿄라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 마치 교토의 오래된 료칸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인 곳입니다. 낡은 민가를 개조해서 만들었는데, 그 운치가 정말 대단해요. 저렴한 가격에本格的(본격적)인 온천을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이죠.
- 이곳의 매력은?: 원천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방식(겐센카케나가시, 源泉掛け流し)의 노천 암반 온천이 있다는 점! 염분이 강한 녹갈색 탕에 몸을 담그면 여행의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에요. 시간당 약 2,000엔 정도에 프라이빗한 반노천탕을 빌릴 수도 있어서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입니다.
- 위치 및 요금:
- 가는 법: 도에이 미타선 ‘시무라사카우에역’ A2 출구 도보 8분
- 요금 (2025년 기준): 평일 900엔, 주말/공휴일 1,120엔 (성인 기준)
- 꿀팁: 관광객이 많은 지역은 아니지만, 그만큼 ‘진짜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가성비 최고의 힐링을 원한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합니다.
2. 조금만 발걸음을 옮겨 도쿄 온천 마을로 떠나는 여행
도쿄 시내에서 1~2시간만 투자하면, 유황 냄새가 솔솔 풍기는 전통 온천 마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온천 마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니, 하루쯤은 근교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2.1. 하코네 (箱根) – 온천과 자연, 예술의 완벽한 조화
도쿄 근교 온천 여행의 대명사, 바로 하코네입니다. 신주쿠에서 로망스카를 타면 약 8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당일치기로도 전혀 부담이 없죠. 하코네는 단순히 온천만 있는 곳이 아니에요. 아시노코 호수 유람선, 오와쿠다니의 화산 활동, 다양한 미술관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답니다.
- 당일치기 코스 추천: 하코네유모토역에 내려 역 주변 상점가를 구경한 후, 당일 입욕이 가능한 온천 시설(예: 텐잔토지쿄, 하코네 유료 등)에서 온천을 즐기세요. 온천 후에는 다시 하코네유모토역으로 돌아와 맛있는 소바나 디저트를 먹고 신주쿠로 돌아오면 완벽한 당일치기 코스가 완성됩니다!
- 교통 팁: ‘하코네 프리패스’를 이용하면 하코네 등산전차, 케이블카, 로프웨이, 유람선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이고 편리해요.
- 온천 특징: 하코네는 ‘하코네 17탕’이라 불릴 정도로 지역마다 샘솟는 온천의 종류와 효능이 다양합니다. 유황천, 단순천, 염화물천 등 다양한 온천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에요.
2.2. 쿠사츠 (草津) – 일본 3대 명천의 위엄
“일본 최고의 온천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많은 일본인이 주저 없이 ‘쿠사츠’를 꼽을 거예요. 도쿄에서는 버스로 약 3~4시간이 걸려 당일치기가 조금 빡빡할 수 있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온천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유바타케(湯畑)’는 뜨거운 온천수가 나무 통을 따라 흐르며 콸콸 솟아나는 곳으로, 그 규모와 풍경이 정말 압도적이에요.
- 꼭 봐야 할 것: 유바타케 옆 ‘네츠노유’에서 열리는 ‘유모미(湯もみ)’ 공연! 뜨거운 원천수를 식히기 위해 긴 나무판으로 물을 젓는 전통 방식인데, 노래와 함께하는 퍼포먼스가 아주 인상적이랍니다.
- 온천 특징: 쿠사츠 온천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강산성천(pH 2.1)으로,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어요. 피부가 예민한 분들은 조금 따가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효능은 확실하다고 하니 꼭 경험해 보시길 바라요! 100엔 동전을 넣으면 10초 만에 색이 변할 정도의 강산성이라고 하니 정말 놀랍죠?!
3. 온천 초보를 위한 꿀팁 & 필수 매너
일본 온천이 처음이라 망설여지시나요? 처음엔 저도 살짝 긴장했었는데요, 몇 가지만 기억하면 전혀 어렵지 않아요!
3.1. 온천(温泉) vs 센토(銭湯), 뭐가 다를까?
- 온천(温泉): 화산 활동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뜨거운 물. 법적으로 특정 미네랄 성분을 일정량 이상 포함해야 ‘온천’으로 인정받습니다.
- 센토(銭湯): 흔히 말하는 ‘대중목욕탕’. 수돗물을 끓여서 사용하며,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 역할을 하는 곳이 많아요.
3.2. 이것만은 꼭! 온천 에티켓
- 탕에 들어가기 전, 몸은 깨끗이!: 탕은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에요. 탕에 들어가기 전, 샤워 시설(카케유, 掛け湯)에서 비누로 몸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 매너입니다.
- 수건은 탕 안에 넣지 않기: 작은 수건은 탕에 들어갈 때 가져갈 수 있지만, 탕 안에 담그는 것은 금물! 보통 머리 위에 얹어두거나 탕 밖에 둡니다.
- 문신(타투) 정책 확인하기: 일본은 여전히 문신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이 있어서, 많은 온천 시설에서 문신이 있는 사람의 입장을 금지하고 있어요. 작은 타투의 경우, 방수 스티커 등으로 가리면 입장이 가능한 곳도 있으니 방문 전 반드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책을 확인해야 합니다.
- 조용히 즐기기: 온천은 휴식과 치유의 공간입니다. 큰 소리로 떠들거나 첨벙거리는 행동은 삼가주세요.
도쿄 여행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때로는 빽빽한 인파와 바쁜 일정에 지치기 쉽습니다. 그럴 때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린 온천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고 나면, 다음 날 여행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를 100% 충전할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의 도쿄 여행이 더욱 풍성하고 여유로워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