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꿈에 그리던 해외여행! 항공권과 숙소를 알아보니 트립닷컴이 가장 저렴하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예약을 진행하는데, 마지막 결제 단계에서 낯선 선택지가 등장합니다. ‘KRW(₩)’로 결제하시겠습니까, 아니면 ‘USD($)’로 결제하시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이 갈림길에서 ‘어? 원화로 바로 보여주니 계산하기 편하네?’라는 생각에 무심코 원화(KRW) 결제를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더 많은 돈을 내게 만드는 ‘수수료의 함정’이 숨어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25년, 다시 활짝 열린 하늘길을 통해 해외로 떠나시는 분들을 위해, 트립닷컴 결제 시 원화와 달러 중 무엇을 선택해야 내 소중한 여행 경비를 아낄 수 있는지, 그 장단점을 낱낱이 파헤쳐 드립니다. 이 글 하나만 제대로 읽으셔도 커피 몇 잔, 혹은 현지에서 멋진 식사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겁니다.
1. 원화결제의 ‘편리함’이라는 함정, DCC의 정체
트립닷컴과 같은 해외 가맹점에서 원화(KRW)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해외 원화결제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해외에서 현지 통화가 아닌, 우리에게 익숙한 원화로 환산하여 결제 금액을 보여주는 서비스죠.
결제할 금액이 원화로 딱 떨어지니 소비 계획을 세우기 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용합니다. 하지만 이 편리함에는 비싼 대가가 따릅니다. 바로 ‘DCC 수수료’라는 추가 비용 때문입니다.
DCC 서비스는 국내 카드사가 아닌, 해외 가맹점과 계약을 맺은 DCC 업체가 제공합니다. 이들은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약 3~8%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원금에 포함시킵니다.
더 큰 문제는 ‘이중환전’의 덫에 빠진다는 점입니다. DCC 결제 과정은 다음과 같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 1차 환전: 현지 통화(USD) 금액이 DCC 업체의 높은 수수료가 포함된 원화(KRW)로 환전됩니다.
- 2차 환전: 이 원화(KRW) 금액 정보가 비자, 마스터 같은 국제 카드사 망을 통해 국내 카드사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다시 달러(USD)로 변환됩니다.
- 최종 청구: 국내 카드사는 이 달러(USD) 금액을 다시 원화(KRW)로 환전하여 우리에게 최종 청구합니다.
2. 현명한 여행자의 선택, ‘현지 통화 결제’가 정답인 이유
그렇다면 정답은 무엇일까요? 바로 ‘현지 통화(달러 등)로 결제’하는 것입니다. 트립닷컴의 경우 기본 통화가 미국 달러(USD)이므로, USD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현지 통화로 결제할 때의 수수료 구조는 DCC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간단하고 저렴합니다.
- 국제 브랜드 수수료: 비자, 마스터카드 등에 지불하는 수수료로, 보통 결제액의 1.0% ~ 1.1% 수준입니다.
- 국내 카드사 해외이용 수수료: 국내 카드사가 해외 승인 및 정산 처리를 위해 부과하는 수수료로, 보통 0.18% ~ 0.3% 수준입니다.
즉, 현지 통화로 결제하면 총 1.2% ~ 1.4% 내외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됩니다. 3~8%에 달하는 DCC 수수료와 비교하면 최소 2배에서 최대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이해가 쉽도록 500달러짜리 호텔을 트립닷컴에서 예약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환율 1,350원 기준)
구분 | 달러(USD) 결제 | 원화(KRW) 결제 (DCC) |
---|---|---|
원금 | $500 (약 675,000원) | $500 (약 675,000원) |
수수료율 | 약 1.2% (국제브랜드+카드사) | 최소 5% 가정 (DCC수수료 등) |
총 수수료 | 약 8,100원 | 약 33,750원 |
최종 청구액 | 약 683,100원 | 약 708,750원 |
차액 | – | 25,650원 더 비쌈 |
보시는 것처럼 단 한 번의 결제만으로도 치킨 한 마리 값을 아낄 수 있습니다. 여행 내내 쌓이는 결제 건수를 생각하면 그 차이는 어마어마해지겠죠? 따라서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무조건 현지 통화로 결제한다!” 이 원칙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3. 트립닷컴 결제, 따라만 하세요! 실전 가이드
그렇다면 트립닷컴에서 어떻게 달러 결제를 선택할 수 있을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 통화 설정 확인: 트립닷컴 웹사이트나 앱의 오른쪽 상단 또는 설정 메뉴를 보면 통화(Currency)를 설정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곳이 ‘KRW 대한민국 원’이 아닌 ‘USD 미국 달러’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아니라면 변경해주세요.
- 최종 결제창 확인: 결제를 진행하다 보면 최종적으로 금액이 표시되는 화면이 나옵니다. 이때 금액 옆에 ‘USD’, ‘$’ 표시가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결제를 진행하세요. 만약 ‘KRW’, ‘₩’ 표시가 보인다면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 통화 설정을 바꿔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 해외 원화결제(DCC) 사전 차단
실수로 원화결제를 하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막고 싶다면, 이용하시는 신용카드사의 ‘해외 원화결제(DCC) 차단 서비스’를 신청하세요. 카드사 앱이나 홈페이지, 고객센터를 통해 무료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해두면 해외 가맹점에서 원화(KRW)로 결제를 시도할 경우 자동으로 승인이 거절됩니다. 따라서 나도 모르게 DCC 수수료를 내는 일을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방법입니다.
4. 2025년 전망, 환율 변동기에는 어떻게 할까?
2025년 환율은 여러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만약 여행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고, ‘나중에 결제(Pay Later)’ 옵션이 있는 숙소를 예약한다면 환율 변동이 최종 결제 금액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경제 연구 기관에서 2025년에는 원화 가치가 점차 강세(환율 하락)를 보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예측대로 환율이 1,350원에서 1,300원으로 하락한다면, 500달러짜리 숙소의 원화 결제액은 약 25,000원가량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은, 환율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예측과 반대로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합니다. 따라서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을 노리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든 불필요한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재테크입니다.
결론은 같습니다.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결제 시점에서는 반드시 ‘현지 통화’를 선택하여 불확실한 환율 변동 위험이 아닌, ‘확실한 DCC 수수료’ 손실부터 막는 것이 최선입니다.
마무리하며
이제 트립닷컴을 포함한 모든 해외 결제 사이트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명확해지셨을 겁니다. ‘익숙함’과 ‘편리함’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DCC 수수료의 함정을 피하고, ‘현지 통화 결제’라는 스마트한 습관을 들이는 것. 이것이야말로 즐거운 여행의 시작이자, 알뜰한 여행 경비 관리의 핵심입니다.
작은 선택 하나가 모여 여행의 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아낀 수수료로 현지에서 더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더 멋진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2025년, 여러분의 모든 여행이 현명한 소비와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