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많은 트레커의 버킷리스트 최상단에 자리한 이름, 바로 존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 JMT)입니다. 미국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심장을 꿰뚫는 이 길은 요세미티 밸리에서 시작해 북미 최고봉 휘트니 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말 그대로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곳이죠.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그림 같은 풍경 사진 뒤에는 혹독한 현실이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막연한 환상을 걷어내고, JMT 도전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할 현실적인 위험과 비용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존뮤어 트레일, 왜 준비 없이 가면 위험한가
JMT는 동네 뒷산 둘레길이 아닙니다. 약 358km에 달하는 거리를 최소 20일 이상, 온전히 자신의 두 발로 걸어야 하는 극한의 도전입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위험 요소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1.1 상상을 초월하는 고도와 체력 소모
JMT는 해발 3,000m가 넘는 고개를 무려 9개나 넘어야 합니다. 종착점인 휘트니 산은 해발 4,418m에 달하죠.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가 희박해져 두통, 구토,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고산병에 시달릴 위험이 커집니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졌더라도 고산 환경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에 텐트, 침낭, 식량 등 15~18kg에 달하는 배낭을 온전히 짊어지고 하루 수십 킬로미터를 걷는 것은 숙련된 등산가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1.2 야생 동물, 특히 곰 조심
시에라 네바다 산맥은 흑곰의 서식지입니다.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음식 냄새를 맡고 야영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JMT에서는 ‘베어 캐니스터(Bear Canister)’라는 곰 방지 음식물 보관통 휴대가 의무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모든 음식과 화장품처럼 냄새나는 물건은 이 통에 넣어 텐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국립공원 레인저가 수시로 퍼밋(허가증)과 함께 베어 캐니스터 소지 여부를 검사하며, 위반 시 즉시 퇴출당할 수 있습니다.
1.3 복잡한 보급 계획
2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먹을 식량을 모두 짊어지고 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트레일 중간에 위치한 2~3곳의 보급소(Resupply Point)에 미리 소포를 보내 식량을 재보급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출발 몇 달 전부터 식단 계획을 짜고, 음식을 구매해 포장하고, 정확한 주소로 국제 소포를 보내는 등 복잡하고 치밀한 물류 계획이 필요합니다.
2. 완주에 실제로 드는 비용
JMT 완주 비용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막연히 저렴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크게 개인 장비 구매 비용과 실제 트레킹 비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1인당 약 25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왕복 항공권, 현지 교통비, 식비, 국립공원 입장료 등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최소 비용일 뿐, 개인 장비는 모두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개인이 직접 준비할 경우 비용을 더 아낄 수 있지만,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예상 비용 (1인 기준) | 비고 |
|---|---|---|
| 항공권 | 150만원 ~ | 미국 서부 왕복 항공권 (시즌에 따라 변동) |
| 개인 장비 | 200만원 ~ | 텐트, 배낭, 침낭, 등산화 등 필수 장비 |
| 현지 교통비 | 30만원 ~ | 공항-트레일 시작점, 종료점-공항 이동 |
| 식비 및 보급 | 70만원 ~ | 트레킹 기간 중 식량 및 보급소 발송 비용 |
| 허가 및 보험 | 20만원 ~ | 입산 허가(Permit), 여행자 보험 등 |
| 기타 | 50만원 ~ | 비자 발급, 예비 비용, 시내 숙박 등 |
| 총계 | 약 520만원 이상 |
특히 개인 장비는 안전과 직결되므로 무조건 저렴한 것을 찾기보다 성능과 무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초경량 장비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장비 구매에만 수백만 원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3. 존뮤어 트레일 퍼밋, 실패하면 생기는 문제
JMT의 가장 큰 관문은 체력도, 비용도 아닌 바로 ‘퍼밋(Permit, 입산 허가)’입니다. 시에라 네바다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하루 입장 인원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합니다.
JMT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이어서 매년 수많은 사람이 퍼밋을 신청하지만, 극소수만이 당첨의 행운을 얻습니다. ‘로또’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퍼밋 신청은 보통 트레킹 시작 6개월 전부터 추첨제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경쟁률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만약 퍼밋 추첨에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항공권을 예매하고,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고, 힘들게 휴가까지 냈더라도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갑니다. JMT를 걷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것을 준비했지만,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JMT를 계획한다면 퍼밋 탈락 시를 대비한 ‘플랜 B’를 반드시 세워둬야 합니다.
4. 필수 장비 체크리스트
JMT는 장비 하나하나가 생존과 직결됩니다. 무게를 줄이면서도 극한의 환경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장비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 구분 | 필수 장비 | 선택 시 고려사항 |
|---|---|---|
| 주거 | 텐트, 침낭, 매트리스 | 3계절용 초경량 텐트, 자신의 체온에 맞는 침낭 |
| 운반 | 60L 이상 배낭, 배낭 커버 | 자신의 몸에 잘 맞고 무게 분산이 잘 되는 제품 |
| 취사 | 스토브, 연료, 코펠, 수저 | 가볍고 효율 좋은 스토브, 베어 캐니스터(필수) |
| 정수 | 정수 필터 또는 정수 알약 | 계곡물을 식수로 사용하기 위한 필수품 |
| 항법 | 지도, 나침반, GPS, 보조배터리 | 스마트폰에만 의존하지 말고 아날로그 장비 준비 |
| 의류 | 등산화, 등산 양말, 방수/방풍 자켓, 다운 자켓, 기능성 의류 | 급변하는 날씨에 대비한 레이어링 시스템 구축 |
| 안전 | 헤드랜턴, 구급약, 선글라스, 모자 | 개인 상비약과 비상용품은 넉넉하게 준비 |
5. 보험, 꼭 필요한 이유
“설마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JMT와 같은 오지 트레킹에서 여행자 보험, 특히 산악 구조 및 헬기 후송 비용까지 보장되는 보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트레킹 중 발목을 접질리거나 고산병으로 쓰러지는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외부의 도움을 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헬리콥터 구조를 요청해야 하는데, 미국에서 헬기 한 번 뜨는 데 드는 비용은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보험이 없다면 이 모든 비용을 개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단 몇만 원의 보험료를 아끼려다 평생 갚아야 할 빚을 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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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런 사람은 존뮤어 트레일 비추천
JMT는 분명 위대한 도전이지만, 모두에게 허락된 길은 아닙니다. 만약 아래 항목에 해당한다면, JMT 도전을 잠시 미루고 더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장거리 산행 경험이 전무한 사람: 최소한 국내에서 1박 2일 이상의 백패킹 경험을 충분히 쌓아야 합니다.
- 고산 환경에 대한 이해와 훈련이 부족한 사람: 고산병의 위험을 가볍게 여기고 체력만 믿는 것은 위험합니다.
- 꼼꼼한 계획과 정보 수집에 자신 없는 사람: 퍼밋 신청부터 보급 계획까지, JMT는 출발 전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 예상치 못한 변수에 쉽게 스트레스받는 사람: 날씨, 건강 문제 등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존뮤어 트레일은 단순한 여행이 아닙니다.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은 나 자신을 마주하고,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시험하는 고귀한 순례길입니다. 화려한 풍경에 대한 환상만 품고 떠나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어려움과 위험을 명확히 인지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자만이 비로소 완주의 기쁨을 누릴 자격이 주어질 것입니다.